
AI가 기획서를 쓰는 건 이미 익숙하다. 그런데 AI가 화면을 직접 만든다면?
Claude Design을 처음 실행한 건 일요일 오후였다. 특별한 기대는 없었다. Anthropic이 새 서비스를 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어차피 써봐야 안다. 시행 영상은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피그마 사장님이 힘들어 할 정도의 콘셉트 영상이었따.
첫인상 — 심플함, 의도인가 미완인가
실행 화면이 비어 있었다. 텍스트 입력창 하나. 버튼 몇 개.
처음엔 ‘덜 만들었나’ 싶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인터페이스가 일부러 비워져 있었다. 말을 걸기 전까지 아무것도 없는 구조. 도구가 먼저 말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먼저 말해야 한다. 의도가 느껴졌다.
Figma를 처음 켰을 때와 비슷했다. 툴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UI. 그게 오히려 낯설었다.
실제로 뭘 만들 수 있나 — 직접 해본 결과
만들고 있는 Daily30 주식 예측 서비스 랜딩 페이지를 요청했다. “서비스 소개 페이지, 히어로 섹션 포함, 모바일 우선”이라고 입력했다.
한참을 뒤적거린다. 우측에 창이 열리고 페이지가 완성되어 간다. 결과물이 나왔다. 레이아웃 구조가 잡힌 인터랙티브 HTML이었다. 클릭 가능하고, 스크롤 액션이 들어가 있었다. 우측엔 텔레그램, 이메일 입력 창도 멋지게 들어가 있다. 완성도 높았다. 초안으로 쓸 수 있는 수준은 됐다. 기획자가 목업 도구를 열기 전에 방향을 확인하는 용도라면 충분했다.
이후 수정 요청도 대화 흐름 안에서 이어졌다. 컨텍스트가 유지됐다. 매번 새로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분명 이전엔 하나를 고치면 다른 것도 함께 고쳐저서 오더를 다시 해야 했다. 내 오더가 명확해진 건가, 클로드가 똑똑해진 건가. 원하는 영역만 고칠 수 있었다.
기획자 입장에서 본 구조적 한계
기대보다 잘 됐다. 그런데 한계도 분명했다.
디자인 시스템 연동이 없다. 우리 팀의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를 참조하게 할 방법이 없다. 결과물을 Figma로 옮기려면 손이 간다. 프로토타입 수준이지 실제 디자인 애셋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이 없다는 뜻이다.
팀 협업 기능도 아직 보이지 않는다. 혼자 쓰는 탐색 도구로는 충분하다. 실무 워크플로우에 붙이려면 아직 간격이 있다. 빠르게 채워질 것 같지만, 지금은 그렇다.
그래도 계속 쓸 것 같은 이유
기획 초반에 “이런 느낌 어때?”를 빠르게 검증할 수 있다는 게 결정적이다. 서비스 설명 전, 서비스의 방향 후보를 두세 개 꺼낼 수 있다. 그게 생각보다 크다.
도구는 완벽할 필요가 없다. 내 사고 속도를 따라올 수 있으면 된다.
결론
AI 디자인 툴이 많아졌다. Claude Design이 특별한 건 Claude와의 대화 맥락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Claude Design에서 만든 걸 Claude Code로 불러와 구현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엄청난 실용성이다.
단점은 토큰을 너무 많이 잡아 먹는다는 것. 랜딩 페이지 하나 만들었는데, 디자인 토큰을 모두 사용했다. 다시 쓰려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첫 실행치고는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