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를 애널리스트로 만든 방법 — Daily30 에이전트 설계 실험기


프롬프트를 쓰지 않았다. 클로드에게 일을 시키다보니 역할이 정해졌다. 코스피 예측 서비스 Daily30을 준비하면서, Claude에게 직책을 줬다. 기자이자 애널리스트. 설계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역할 없는 에이전트는 심부름꾼이다

LLM에게 “주식 분석해줘”라고 하면 뭔가 나온다. 그럴듯한 텍스트가. 하지만 그건 분석이 아니다. 패턴 매칭에 가까운 내용일 뿐이다.

Daily30의 에이전트 프롬프트는 .md 파일 안에 성격을 담았다. 에이전트는 순서대로 직책을 수행한다.

1. 데이터 수집가. 뉴스를 수집하고 주식관련 데이터를 모은다.
2. 애널리스트, 종목 전략가. 오늘 오를 것 같은 주식을 선별하고 이유를 생각한다.
3. 퍼블리셔. 이메일로 텔레그램으로 콘텐츠를 보낸다.

이 3개의 역할을 순서대로 수행하는 구조다.

역할이 명확해지자 프롬프트가 단순해졌다. “자 시작하자, 너는 지금 애널리스트다. 수집된 데이터를 보고 방향을 예측하라.” 데이터를 제시해주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 데이터를 만들라고 시켰다. 시키고 시키다보니 그게 컨텍스트를 만든다.


데이터 수집부터 발행까지, 한 번에

1단계는 수집이다. yfinance로 나스닥, S&P500, EWY, SOX 지수를 끌어온다. 웹 검색으로 공포탐욕지수, USD/KRW, DXY까지 붙인다. 매일 아침 8시 30분 기준 데이터다.

2단계에서 Claude는 애널리스트로 전환된다. 전일 미국 시장 흐름과 환율 변동을 교차 분석해 코스피 방향을 예측하고, 근거를 세 줄로 요약한다. “데이터를 먼저 말하지 말고, 의견을 먼저 제시해, 그리고 데이터를 줘” 계속 반복해도 까먹어서 강제 규칙으로 정했다.

3단계는 종목 선별이다. 잭 켈로그의 20일 이동평균선 전략을 기준으로 돌파 종목을 걸러낸다. 전략 로직을 프롬프트에 명시하면 Claude가 데이터와 대조해 직접 리스트를 뽑는다. 사람이 할 때보다 필터링 속도가 빠르다는 건 말이 필요 없다.

마지막은 발행이다. HTML 파일과 텔레그램 메시지 파일로 각각 저장한다. 채널이 달라도 소스는 하나다.


프롬프트 파일이 곧 직무기술서다

에이전트 설계에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있다. 프롬프트에 “잘 해줘”를 바라는 것.

Daily30의 에이전트 파일은 직무기술서처럼 쓴다. 역할, 입력 형식, 출력 형식, 판단 기준까지 명시한다. “방향 예측 시 VIX가 20 이상이면 하락 편향 가중치를 높여라”처럼. 모호한 지시보다 구체적인 기준이 훨씬 일관된 결과를 낸다.

.md 파일로 관리하는 이유가 있다. 버전 관리가 된다. 어제의 프롬프트와 오늘의 프롬프트를 비교할 수 있다. 결과가 나빠졌을 때 무엇이 바뀌었는지 추적할 수 있다. 에이전트 설계도 결국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다.


설계 철학 하나만 기억한다면

역할이 먼저다.

무엇을 시킬지 결정하기 전에, 누구를 만들지 결정하라. Claude에게 “기자이자 애널리스트”라는 정체성을 주자 나머지는 따라왔다. 수집 방식, 분석 기준, 출력 형식. 역할이 구조를 낳는다.

Daily30은 아직 완성 전이다. 매일 조금씩 프롬프트가 고쳐진다. 에이전트는 배포하는 게 아니라 키우는 것에 가깝다.


마무리

AI 에이전트 설계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프롬프트 이전에 물어볼 것이 있다.

“이 AI는 지금 무슨 직책인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그 답이 나오면 절반은 끝난 것 같다. 이제 클로드는 기자이자 애널리스트, 내 오더를 잘 따르는 기술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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